김세윤
KIM SE YOON
b. 1988 -
Korea
□ 2023 제네바 예술디자인대학교(HEAD – Genève) 일러스트레이션 전공
□ 2010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전공
□ 2026 KiMi Art 완전한 산산조각
□ 2026 ACS (Art Chosun Space) 아시아프 100 (ASYAAF)
□ 2026 DONGDUK ART GALLERY 2026 브리즈 (BREEZE ART FAIR) □ 2025 Gallery 17717 감
□ 2025 THE HYUNDAI SEOUL 아티스트의 상점
□ 2025 Culture Station Seoul 284 아시아프 (ASYAAF)
□ 2025 Seoul Arts Center 브리즈 아트페어 (BREEZE ART FAIR)
□ 2024 FNG ART 042: 共思異 (공사이)
짧은 빨대는 컵 바닥에 남은 물에 닿지 않고, 아무리 많은 성냥을 그어도 심지가 없는 초에는 불이 붙지 않는다.
수많은 종이컵 전화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얽히면 얽힐수록 누 가 말하고 누가 듣는지는 오히려 알 수 없어진다.
나의 작업은 이처럼 익숙한 상황 안에서 무언가가 미묘하게 어긋나는 순간에서 출발한다.
나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불완전함과 어긋남을 주제로 작업한다.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문제 때문에 불완전해진다기보다, 애초에 관계 자체가 모순적이고 구조적인 결함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이다.
관계 안에서는 연결과 단절이 동시에 발생하고, 소통은 쉽게 혼선으로 이어지며, 반복되는 시도는 때로 헛수고로 남는다.
나는 이처럼 서로 모순되는 상태들이 하나의 관계 안 에 공존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러한 불완전함을 관계의 실패나 결핍으로 보기보다, 관계가 성립하고 지속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하나의 조건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관계의 구조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이나 상황에 약간의 위트와 아이러니를 더하는 방식으로 보여진다.
종이컵 전화기, 콘센트, 문 손잡이, 의자, 빨대, 성냥처럼 익숙한 사물을 선택하고, 그 기능이나 배치, 거리와 조건을 조금씩 비튼다.
필요한 요소가 모두 갖추어져 있는데도 서로 닿지 않거나, 애초에 성립하기 어려운 조건 속에서 무의미한 행동이 반복되기도 한다.
반대로 연결이나 밀착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오히려 관계 안의 모순이 더 선명해지는 상황도 등장한다.
익숙한 사물과 행동에 작은 어긋남을 만들어 관계의 구조를 하나의 구체적인 장면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최근에는 특히 소통의 불완전함을 중심으로 과잉 연결과 과잉 밀착, 닿지 않는 거리, 타자의 부재, 반복되는 시도와 헛수고에 관심을 두고 있다.
더 많이 연결된다고 해서 더 잘 소통하는 것은 아니며, 더 가까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친밀한 것도 아니다.
관계를 이루는 요소들이 모두 존재하더라도 서로의 조건이 맞지 않아 끝 내 성립하지 않을 수 있고, 수많은 시도 역시 그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성공과 실패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서로 충돌하는 조건들이 어떻게 동시에 존재하는지를 바라보는 것이다.
작품의 밝고 선명한 색채와 단순화된 공간, 매끄러운 표면은 이러한 내용과 의도적인 대비를 이룬다.
관계라는 복잡한 주제를 무겁게 전달하기보다,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사 물과 상황에 작은 변형과 과장, 위트와 아이러니를 더한다.
처음에는 단순하거나 유머러스하게 보이던 장면을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그 안의 어긋남이 드러나는 표현 방식을 사용한다.
시각적인 경쾌함과 그 안에 담긴 불편함이 동시에 존재 하는 것 역시 내가 관계에서 발견하는 모순과 닮아있다.
나의 작업은 관계의 불완전함을 해결하거나 이상적인 관계의 형태를 제시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거리와 오해, 과잉과 부족, 반복되는 헛수고가 관계 밖에서 발생한 예외가 아니라 처음부터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일상의 익숙한 질서를 조금씩 비틀어 관계에 내재한 모순을 드러내고, 그 불완전한 조건 속에서 관계가 성립하고 지속되는 모습을 바라보고자 한다.
ART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