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oser - 박소현 PARK SO HYEON
노란 바나나껍질을 덮어쓴 강아지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프레임은 과감하게 확대한 구도로, 귀와 눈, 코끝 일부만이 담겨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눈입니다.
강아지의 눈동자는 정면을 보지 않습니다. 어딘가 옆을 응시하는 듯하지만, 그 방향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뚜렷한 감정 표현 없이 그저 바라보고 있는 이 눈은 무심한 듯하면서도, 그 안에 조용한 감정이 스며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감정, 혹은 말로는 도달하지 못하는 감정. 〈Closer〉는 그런 감정을 따라 천천히 다가오듯 속삭입니다. “내게 조금 더 가까이 와줘.”
이 작품은 과장된 표정 없이도 감정이 흐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그리고 그 조용한 시선이야말로, 때로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The face of a dog, covered by a yellow banana peel, fills the frame.The composition is boldly cropped—only parts of the ears, eyes, and tip of the nose are visible. And yet, it’s the eyes that draw you in first.
The dog isn’t looking straight ahead. Its gaze seems to drift sideways, though the direction isn’t clear. There’s no strong expression. Just a quiet stare. And within that stillness, a gentle emotion quietly settles in.
It feels like the kind of feeling that doesn’t need to be spoken—or can’t be.Closer moves toward that emotion slowly, like a whisper:"Come a little closer to me.“
This piece shows us that emotion doesn’t always need to shout.That even without dramatic expression, feeling can flow—and that sometimes, a silent gaze can say more than words ever could.
[ 전시 소개 ]
《Where Are We Going》
박소현
PARK SOHYEON
2025.05.01 ~ 2025.05.31
눈 덮인 숲은 조용합니다.
그 침묵 위로 몇 마리 동물의 발자국이 이어집니다.
말없이 걸음을 옮기는 동물들. 어디를 향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박소현 작가의 작업은 그 고요하고 낯선 풍경에서 시작됩니다.
20대의 끝자락, 작가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 물음은 하나의 여정이 되었고, 그 여정은 동물의 모습으로 캔버스에 자리 잡았습니다.
《Where Are We Going》은 확신 없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감정의 기록입니다.
멈추고 싶은 충동, 다시 나아가는 순간들, 애써 담담하려는 마음.
작가는 이 복잡하고 섬세한 감정을 동물의 눈빛 속에 담아냅니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눈’이 있습니다.
작품 속 동물들은 모두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시선은 외부가 아닌, 내면을 향하고 있습니다.
망설임, 호기심, 용기, 조용한 따뜻함.
그 감정들이 눈동자에 머물고, 관람자는 그 시선을 따라가게 됩니다.
《Where Are We Going》은 무엇을 설명하거나 해석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각자의 이유로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이들에게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조용한 틈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박소현 작가가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은 이제 이 전시를 마주한 우리에게도 닿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쯤 와 있습니까.
그 질문 안에서 당신의 시선이 잠시 머무를 수 있기를 바라며.
MGFS100 갤러리의 좋은 친구, 박소현 작가의 개인전 《Where Are We Going》을 통해 당신의 내면에도 잔잔한 울림이 닿기를 바랍니다.
No | Subject | Writer | Date |
No Questions Have Been Created. |
박소현 "Closer" PARK SOH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