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t choco - 박소현 PARK SO HYEON
컵 끝에서 핫초코가 천천히 흘러내립니다.
따뜻한 기운이 얼굴 앞까지 은은하게 번져옵니다.
강아지는 머그컵을 뒤집어쓴 채, 흘러내리는 초콜릿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혀를 살짝 내밀면 닿을 것만 같지만, 강아지는 망설입니다.
지금 이 순간, 아주 가까이에 있는데도 말이죠.
눈빛에는 조심스러움이 담겨 있습니다.
“정말 먹어도 괜찮을까?”
“다 흘러내리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건 아닐까?”
좋은 것을 마주했을 때 괜히 주춤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기대보다 걱정이 먼저 떠오르고,
기쁨보다 아쉬움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마음.
<Hot Choco>는 그런 마음을 조용히 끌어안습니다.
부드럽게, 다정하게 이야기합니다.
“한 입은 용기내도 괜찮아.”
Hot chocolate drips slowly from the rim of an upside-down mug.
Its warmth spreads gently through the air, reaching just in front of the dog’s face.
Wearing the mug like a hat, the dog quietly watches the chocolate fall.
If it simply stuck out its tongue, it might touch it.
It’s right there—so close in this very moment.
And yet, the dog hesitates.
There’s a careful look in its eyes.
"Is it really okay to have this?"
"What if, once it’s all gone, there’s nothing left?"
Sometimes, even when something good is right in front of us, we pause.
Worry shows up before hope.
We think about what might be lost before we let ourselves enjoy what's here.
<Hot Choco> gently holds that kind of feeling.
Softly, kindly, it says:
"When something sweet arrives, it’s okay to be brave."
[ 전시 소개 ]
《Where Are We Going》
박소현
PARK SOHYEON
2025.05.01 ~ 2025.05.31
눈 덮인 숲은 조용합니다.
그 침묵 위로 몇 마리 동물의 발자국이 이어집니다.
말없이 걸음을 옮기는 동물들. 어디를 향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박소현 작가의 작업은 그 고요하고 낯선 풍경에서 시작됩니다.
20대의 끝자락, 작가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 물음은 하나의 여정이 되었고, 그 여정은 동물의 모습으로 캔버스에 자리 잡았습니다.
《Where Are We Going》은 확신 없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감정의 기록입니다.
멈추고 싶은 충동, 다시 나아가는 순간들, 애써 담담하려는 마음.
작가는 이 복잡하고 섬세한 감정을 동물의 눈빛 속에 담아냅니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눈’이 있습니다.
작품 속 동물들은 모두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시선은 외부가 아닌, 내면을 향하고 있습니다.
망설임, 호기심, 용기, 조용한 따뜻함.
그 감정들이 눈동자에 머물고, 관람자는 그 시선을 따라가게 됩니다.
《Where Are We Going》은 무엇을 설명하거나 해석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각자의 이유로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이들에게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조용한 틈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박소현 작가가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은 이제 이 전시를 마주한 우리에게도 닿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쯤 와 있습니까.
그 질문 안에서 당신의 시선이 잠시 머무를 수 있기를 바라며.
MGFS100 갤러리의 좋은 친구, 박소현 작가의 개인전 《Where Are We Going》을 통해 당신의 내면에도 잔잔한 울림이 닿기를 바랍니다.
No | Subject | Writer | Date |
No Questions Have Been Created. |
박소현 "Hot choco" PARK SOHYEON